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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 새소식

구 죽동교회를 민주화운동 기념관으로

작성일
2024-12-31
조회
36
[2004-02-03 17:58:25]

목포문화연대(김탁-목포시의원)

 

죽동교회를 민주화운동 기념관으로


지난 9월 23일 불타버린 죽동교회 철거 문제를 두고 시민단체와 시의 이해가 몇 개월째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목민협· 문화연대· 문화원 등 시민단체들은 1935년 건축된 죽동교회는 근대 건축물로서 지역사나 교회사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외형만 남긴 채 타버렸지만 복원· 보존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목포시는 문화재청의 의견 결과 구 죽동교회는 화재로 전소되어 건축물의 형태나 구조적 훼손이 심하여 문화재 보존가치를 떨어졌기 때문에 이를 철거하여 도로 개설로 주민들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가 추진중인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길이 119미터, 폭 6미터의 소방도로를 개설(죽동교회 14평 편입)하는 사업으로 계속 지연되어 왔다. 하기에 시는 건축물의 기본도면과 사진자료 등만 기록보존하고 조기 철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두 주장이 다 맞다.윈윈은 없는가.


그렇다면 이 두 주장을 수용할만한 방안은 없을까? 내가 보기로 두 주장 나름의 일리를 갖춘 주장이다. 명분상으로나 현실적으로 모두 맞는 말이다.


지방자치라고 하는 것이 지역주민이 생활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민원을 제때에, 제대로 해결해 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것은 지방의회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어제(15일)는 시의회의 주관으로 좌담회가 열렸다. 목포시의 주장 뿐 아니라 시민단체 그리고 향토사학자, 건축전문가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나 역시 이 자리에 참여해 두 가지 주장을 모두 담을 수 있는 나름의 대안의 보따리를 풀어놓아 보았다. 나의 주장은 이런 것이다.


먼저 근대문화역사자원의 보존과 정비를 통해 우리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역사문화도시 이미지를 구축하는 즉 새롭게 열리는 역사문화관광의 시대를 맞아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도심의 공동화도 막고 침체 일로에 있는 이 일대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동교회와 관련하여 발상의 전환을 해보면 어떨가. 허물 것인가 보존할 것인가의 단순논리를 떠나 이 문제를 능동적으로 사고하여 문화역사 마인드를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소방도로 개설을 통한 주민편의 제고와 문화유산보호라는 2가지 상반된 견해를 모두 해소시키는 윈윈(WIN/WIN) 게임, 플러스섬(PLUS SUM)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답은 죽동교회를 가칭 목포민주화운동 기념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죽동교회를 목포민주화운동기념관으로 만들자


죽동교회는 단순히 일본식과 서양식 건축양식이 잘 조화된 건축물로서 가치뿐만 아니라 중앙교회, 연동교회등과 더불어 우리지역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공간이다. 박정희 정권하에서도, 5,18 광주목포민중항쟁에서도, 권위주의적 군사정권하에서도 죽동교회는 민주인사들의 모임방이자 민주화운동의 의지를 다지는 공간이었다.


죽동교회 인근에 있는 부지를 더 매입해서 소방도로는 소방도로대로 개설하고 죽동교회는 외형은 예전처럼 복원하고 내부는 로마의 시청사<사진>나 역사문화유산이 풍부한 선진국의 여러도시의 사례처럼 리모델링해서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 목포는 광주, 부산, 마산과 더불어 민주화의 성지이다.
5·18 6·10등의 역사에 목포는 늘 자랑스럽게 서 있는 도시이다. 우리 목포는 수많은 열사와 민주화 운동가를 조국의 제단에 바친 도시이다. 침체와 소외, 폭압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디며 살아온 것도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헌신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우리 목포에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세운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이며 소중한 일인가.
부산에 있는 부산민주공원기념관 (부지 6152평/ 건평1,600평 99년 10월 16일 완공)이거나 광주에 있는 (62,000평의 5.18기념공원에 있음) 5.18 기념관처럼 크고 웅장한 기념관은 만들지 못하더라도 우리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의지와 행동을 담는 소박하면서도 그 의미는 매우 큰 우리식 기념관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건립비용은 줄잡아 10-20억 정도면 가능하다고 본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민주열사들의 정신이 서린 곳이 됐으면


전라남도에서 목포역 광장에 5,18기념공원을 조성(사업비 50억원)하겠다고 해 놓고 수년째 지지부진하고 있으니 전라남도에 재원을 주라고 하거나 당당하게 국가에 요구하자.
하려는 의지가 모아지면 쉬운 일이다.


그리하여 5.18 광주 목포민주화운동 25주년이 되는 오는 2005년 5월 18일 박승희 열사, 박태영 열사, 강상철 열사, 이용석 열사 등이 우리와 함께 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자.


지난 시기 민주화 운동을 위해 산화하신 열사들의 숭고한 삶을 우리 세대에 전하고, 우리 후손들이 민주화의 성지 목포라는 자긍심을 갖게 하자. 이는 어쩌면 폭 6m로 개설되는 소방도로보다 훨씬 가치있는 일이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