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자료실
극단 갯돌의 '난영'을 본 후
작성일
2025-01-02
조회
72
극단 갯돌의 ꡐ난영ꡑ을 본 후
-20세기 가요박물관의 건립을 바라며-
김 유 승
(주)두김 문화콘텐츠 팀장
목포는 늘 한가지의 고민을 품고 있다. 목포를 대표할만한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신안은 갯벌이, 무안은 양파나 연꽃이, 강진에는 청자가, 멀리 장성에는 홍길동이 있다. 그런데 목포를 생각하면 ꡐ이것ꡑ이라 할만한 콘텐츠가 없다. 목포의 축제논의가 맴도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극단 <갯돌>의 ꡐ난영ꡑ 공연을 유심히 관람하였다. 그리고 서서히 목포문화의 콘텐츠가 피부에 닿고 있음을 확인했다.
ddddddddddddddddddddꡐ야심작ꡑ. 국어사전적으로 풀이하면 큰 성과를 이룩해보겠다는 야심에서 이룩해진 작품이란 뜻이다. 한마디로 이번 공연은 <갯돌>의 야심작이다. 30여명에 이르는 출연진, 5060세대의 가슴을 파고드는 전문악단의 연주실력, 가요무대를 연상시키는 안무솜씨와 현란한 스포츠댄스 거기에 이난영역을 맡은 김은숙씨의 빼어난 노래실력, 또한 당시 시대상황을 한눈에 설명하는 스크린까지. <갯돌>이 단단히 마음먹은 모습이었다. 단단히 쏟아 붙었다.
이난영은 20세기 최고의 엘레지의 여왕이자 목포가 낳은 당대 최고의 국민가수이다. 이 작품은 이난영이 가수가 되기까지의 힘든 과정과 7남매를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고단한 삶, 그리고 남편 김해송의 무심과 양주 한병을 털어 넣고 세상과 별리하는 과정까지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는 지루하지 않을 노래공연이 펼쳐진다.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 울어라 문풍지 등 이난영이 부른 대표곡과 함께 남편 김해송이 작곡한 오빠는 풍각쟁이, 연락선은 떠난다 등이 소개되고, 눈물젖은 두만강, 홍도야 울지마라, 황성옛터 등 시대상을 반영한 대표곡등 1시간 30여분 공연동안 18곡을 선보였다.
가히 5060 세대들에겐 추억을 반추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이난영을 기억하는 목포사람이라면 더한 감동이 밀려왔을 것이다. 우리가 이 공연을 가장 먼저 목포에서 보게 된 것은 극단 갯돌이 우리에게 부여해준 특혜였다.
갯돌은 문화콘텐츠의 사각지대인 목포에 자신감있게 ꡐ이난영ꡑ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한가지의 화두를 던졌다. 20세기의 가요를 집대성할 문화공간을 만들어 목포만의 콘텐츠를 확보하라는 권유다. 그것은 나의 생각으로 20세기 가요박물관이어도 좋다.
연출가 손재오는 ꡒ누구나 한번쯤은 목젖에서 울어나와 ꡐ목포의 눈물ꡑ을 불렀던 사람들은 내안에 난영이 있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ꡓ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이난영의 고단한 삶처럼,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 세대들이 겪어야 했던 ꡐ역사가 만든 가난ꡑ이 ꡐ목포의 눈물ꡑ에 알집파일처럼 응축돼 있다는 것이다.
ꡒ울어라 문풍지야 너나실컨 울어라/ 너마저 안운다면 내속을 누가푸니/울어라 울어다오 너나실컨 울어다오ꡓ.(울어라 문풍지-김해송 작곡 이난영 노래.)
역사적 가난이 만든 민초들의 일반적 ꡐ한ꡑ이 노래 속에 숨어 있다.
대표 이방수의 말처럼 이번 공연을 통해 그녀가 극단 갯돌의 <난영>으로 다시 살아 돌아왔다. ꡒ눈물의 엘레지 이난영의 일생이 어쩌면 그렇게 목포의 이미지와 닮아있는지...그녀가 목포로 옵니다.ꡓ
이 공연은 소설 ꡐ木浦의 눈물ꡑ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을 통한 공연에서는 남편 김해송이 가정에 소홀하며 예술밖에 모르는 남편으로 나온다. 그리고 6.25동란 때 납북되버렸다는 사실만 잠깐 전한다. 당연히 ꡐ난영ꡑ에 초점이 맞춰졌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이난영이 노래천재였다면 김해송은 음악천재다. 김해송의 입장에서 보면 한량 남편으로서 모습이 아닌 달리 생각할 측면도 있겠다 싶다.
갯돌이 권한 사이트인 ꡐ가요114ꡑ에서 김해송이 만든 몇곡의 노래를 들어 보기도 했다. 장난스럽고 살천스런 가사속에 슬픔이 뭍어있는 듯하다. 김해송은 홍난파에게도 곡을 받았다. 철학을 전공한 엘리트로서 김해송의 방황과 납북(월북?)과정의 역사적 재조명이 필요한 건 아닐까. 그냥 노래만 아는 무심한 남편이었을 뿐인가. 갯돌에게 던져보는 한 가지 고민이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역사적 시대상과 이난영의 삶의 모습의 조화의 문제이다. 연극속 이난영의 모습속엔 노래에 대한 열정과 자식들에 대한 사랑뿐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 탓에 역사적 가난을 등지는 삶. 이난영의 역사에 대한 인식은 찾아볼 수 없다. 두번째로 아쉬운 대목이다.
악단의 연주와 연극이 반쯤 어울리는 퓨전 연극인 탓에 너무 무겁거나 진지하면 전체적인 음악의 밸런스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난영의 역사인식이 가미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난영의 대표곡 목포의 눈물을 2절 가사를 음미하면 더욱 그렇다.
ꡒ삼백년 원한품은 노적봉밑에/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임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ꡓ
어쨋든 이번 공연은 목포문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만은 확실하다.
-20세기 가요박물관의 건립을 바라며-
김 유 승
(주)두김 문화콘텐츠 팀장
목포는 늘 한가지의 고민을 품고 있다. 목포를 대표할만한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신안은 갯벌이, 무안은 양파나 연꽃이, 강진에는 청자가, 멀리 장성에는 홍길동이 있다. 그런데 목포를 생각하면 ꡐ이것ꡑ이라 할만한 콘텐츠가 없다. 목포의 축제논의가 맴도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극단 <갯돌>의 ꡐ난영ꡑ 공연을 유심히 관람하였다. 그리고 서서히 목포문화의 콘텐츠가 피부에 닿고 있음을 확인했다.
ddddddddddddddddddddꡐ야심작ꡑ. 국어사전적으로 풀이하면 큰 성과를 이룩해보겠다는 야심에서 이룩해진 작품이란 뜻이다. 한마디로 이번 공연은 <갯돌>의 야심작이다. 30여명에 이르는 출연진, 5060세대의 가슴을 파고드는 전문악단의 연주실력, 가요무대를 연상시키는 안무솜씨와 현란한 스포츠댄스 거기에 이난영역을 맡은 김은숙씨의 빼어난 노래실력, 또한 당시 시대상황을 한눈에 설명하는 스크린까지. <갯돌>이 단단히 마음먹은 모습이었다. 단단히 쏟아 붙었다.
이난영은 20세기 최고의 엘레지의 여왕이자 목포가 낳은 당대 최고의 국민가수이다. 이 작품은 이난영이 가수가 되기까지의 힘든 과정과 7남매를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고단한 삶, 그리고 남편 김해송의 무심과 양주 한병을 털어 넣고 세상과 별리하는 과정까지를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는 지루하지 않을 노래공연이 펼쳐진다.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 울어라 문풍지 등 이난영이 부른 대표곡과 함께 남편 김해송이 작곡한 오빠는 풍각쟁이, 연락선은 떠난다 등이 소개되고, 눈물젖은 두만강, 홍도야 울지마라, 황성옛터 등 시대상을 반영한 대표곡등 1시간 30여분 공연동안 18곡을 선보였다.
가히 5060 세대들에겐 추억을 반추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이난영을 기억하는 목포사람이라면 더한 감동이 밀려왔을 것이다. 우리가 이 공연을 가장 먼저 목포에서 보게 된 것은 극단 갯돌이 우리에게 부여해준 특혜였다.
갯돌은 문화콘텐츠의 사각지대인 목포에 자신감있게 ꡐ이난영ꡑ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한가지의 화두를 던졌다. 20세기의 가요를 집대성할 문화공간을 만들어 목포만의 콘텐츠를 확보하라는 권유다. 그것은 나의 생각으로 20세기 가요박물관이어도 좋다.
연출가 손재오는 ꡒ누구나 한번쯤은 목젖에서 울어나와 ꡐ목포의 눈물ꡑ을 불렀던 사람들은 내안에 난영이 있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ꡓ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이난영의 고단한 삶처럼,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 세대들이 겪어야 했던 ꡐ역사가 만든 가난ꡑ이 ꡐ목포의 눈물ꡑ에 알집파일처럼 응축돼 있다는 것이다.
ꡒ울어라 문풍지야 너나실컨 울어라/ 너마저 안운다면 내속을 누가푸니/울어라 울어다오 너나실컨 울어다오ꡓ.(울어라 문풍지-김해송 작곡 이난영 노래.)
역사적 가난이 만든 민초들의 일반적 ꡐ한ꡑ이 노래 속에 숨어 있다.
대표 이방수의 말처럼 이번 공연을 통해 그녀가 극단 갯돌의 <난영>으로 다시 살아 돌아왔다. ꡒ눈물의 엘레지 이난영의 일생이 어쩌면 그렇게 목포의 이미지와 닮아있는지...그녀가 목포로 옵니다.ꡓ
이 공연은 소설 ꡐ木浦의 눈물ꡑ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을 통한 공연에서는 남편 김해송이 가정에 소홀하며 예술밖에 모르는 남편으로 나온다. 그리고 6.25동란 때 납북되버렸다는 사실만 잠깐 전한다. 당연히 ꡐ난영ꡑ에 초점이 맞춰졌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이난영이 노래천재였다면 김해송은 음악천재다. 김해송의 입장에서 보면 한량 남편으로서 모습이 아닌 달리 생각할 측면도 있겠다 싶다.
갯돌이 권한 사이트인 ꡐ가요114ꡑ에서 김해송이 만든 몇곡의 노래를 들어 보기도 했다. 장난스럽고 살천스런 가사속에 슬픔이 뭍어있는 듯하다. 김해송은 홍난파에게도 곡을 받았다. 철학을 전공한 엘리트로서 김해송의 방황과 납북(월북?)과정의 역사적 재조명이 필요한 건 아닐까. 그냥 노래만 아는 무심한 남편이었을 뿐인가. 갯돌에게 던져보는 한 가지 고민이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역사적 시대상과 이난영의 삶의 모습의 조화의 문제이다. 연극속 이난영의 모습속엔 노래에 대한 열정과 자식들에 대한 사랑뿐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 탓에 역사적 가난을 등지는 삶. 이난영의 역사에 대한 인식은 찾아볼 수 없다. 두번째로 아쉬운 대목이다.
악단의 연주와 연극이 반쯤 어울리는 퓨전 연극인 탓에 너무 무겁거나 진지하면 전체적인 음악의 밸런스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난영의 역사인식이 가미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난영의 대표곡 목포의 눈물을 2절 가사를 음미하면 더욱 그렇다.
ꡒ삼백년 원한품은 노적봉밑에/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임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ꡓ
어쨋든 이번 공연은 목포문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만은 확실하다.